건강을 위해 먹는 효소가 설탕 덩어리라는 보도로 논란이 야기되곤 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나서서 다양한 의견을 내놓지만 어떤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효소는 믿을 수 없고, 집에서 정성스레 만든 것도 설탕물이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래도 제철 맞아 탐스럽게 영글어 어여쁜 색과 향을 내뿜는 오미자나 오디 등 여름 과실을 보고 있자니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효소를 담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효소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제대로 만든 효소라면 절대 설탕 덩어리라 말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또, 여전히 효소로 암이나 각종 질병을 고쳤다는 이들이 존재한다. 진짜 효소란 어떤 것일까? 효소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을 알아보자.
◆ 효소란 무엇인가?
인간뿐 아니라 동물, 식물, 미생물 등 생명을 지닌 모든 것은 효소와 연관되어 있다. 우리 몸에서 효소는 자동차의 배터리와 같은 역할을 한다. 대사 작용을 도와 오장육부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촉매 역할을 하는 것. 효소가 없다면 인간은 생명을 유지하고 지속할 수 없다. 건강한 사람은 효소가 제대로 분비된다. 소화효소의 분비가 원활하지 않으면 위가 좋지 않고, 간 해독 효소가 제 역할을 못 하면 병에 노출될 수 있다. 재생 효소가 제대로 역할을 못 하면 노화가 빨리 온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소를 우리는 두 가지 방법으로 얻고 있다. 첫째는 부모님에게 유전적으로 물려받으며 두 번째는 음식을 통해서다. 우리 몸은 매일 새롭게 효소를 만들어내지만 잘못된 식습관 등이나 노화로 그 양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음식을 통해 보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효소는 55℃ 이상 열을 가하면 사라지는데, 불에 익힌 음식을 주로 먹다 보니 자연스레 효소를 얻을 기회를 놓치게 된다. 우리는 다양한 약성을 가진 효소를 통해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기도 한다. 효소는 식물 재료에 설탕을 넣고 발효시켜 만든다. 재료와 설탕이 만나면 삼투압 작용이 일어난다. 재료 속 당분보다 설탕의 당분이 높아 재료 속 수분이 빠져나오는 것. 이때 열매, 잎, 줄기, 뿌리 등 재료 속의 수분과 영양이 설탕에 녹아들면서 효소가 만들어진다. 이렇게 만든 효소는 각각의 원재료가 지닌 영양과 효능에 따라 우리 몸을 치유하는 힘을 발휘한다.
◆ 약이 되는 효소 만들기 공식
효소는 재료에 따라 만드는 방법이 천차만별이다. 또한 재료가 자란 토양과 채취 시기, 발효와 숙성 환경 등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오랜 기간 실패를 거듭하며 기술을 습득하고 터득해야만 제대로 된 효소를 만들 수 있다. 좋은 효소를 만드는 몇 가지 공식을 알아두면 좋다.
① 재료의 선택과 손질
· 재료의 채취 시기_ 매실, 오미자, 복분자, 오디 등은 효소의 재료로 즐겨 사용되는 과실로 각 재료마다 자란 환경, 채취 시기 등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또 이런 열매는 약간 덜 익은 것이 좋다. 발효가 되는 과정에서 과실이 익어가는데, 너무 익은 것을 사용하면 발효가 촉진돼 알코올이 생성된다. 익은 열매는 술이나 식초, 주스용으로 쓰는 게 좋다.
· 재료의 손질_ 우선 재료를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완벽히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또 재료를 통으로 쓰는 것과 썰어서 사용하는 것을 구분해야 하므로 각 재료의 성질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알로에, 탱자 등은 썰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알로에는 진액이 나와 발효가 힘들고, 탱자는 떫은맛이 강하기 때문. 미나리, 부추, 양배추 등은 2~3cm 길이로 썰어준다. 도라지는 1cm, 연근은 2cm 길이로 채 썬다. 민들레는 뿌리, 줄기, 잎 모두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함께 넣어 효소로 만들 때 뿌리와 줄기는 1cm, 잎은 2cm 정도가 적당하다.
② 설탕의 선택
· 설탕의 종류_ 황설탕이 백설탕보다 좋다며 무조건 황설탕을 강요하는 이들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재료에 따라 백설탕, 황설탕을 골라 넣는데, 비율로 따지자면 70%는 황설탕, 30%는 백설탕을 쓴다. 30%에 해당하는 오미자 같은 열매나 꽃 종류는 색과 향이 좋아 백설탕을 사용해야 그 가치가 살아난다. 반면 미나리, 부추, 도라지, 더덕 등은 황설탕을 사용하면 된다.
· 설탕의 양_ 제대로 만든 효소는 달지 않은데, 설탕의 양이 적어서가 아니다. 설탕을 적게 넣으면 곰팡이가 번져 부패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 삼투압 과정 없이 발효가 이루어져 알코올이 생겨나고 이후 식초가 되어버린다. 반면 설탕을 많이 넣으면 삼투압은 잘 일어나지만 미생물이 죽어 발효가 되지 않아 설탕물이 되어버린다. 대부분 재료와 설탕의 비율은 1:1이고, 당분이 많은 재료는 1:0.8 정도가 적당하다. 어떤 경우에는 1:1보다 더 들어가기도 한다.
· 설탕을 넣는 기술_ 발효시키는 과정은 미생물을 다루는 일이다. 온도와 습도, 환경에 따라 다양한 작용이 일어난다. 재료와 설탕을 똑같이 1:1로 넣은 효소도 만드는 이의 기술에 따라 당도와 양에 차이가 난다. 처음부터 1:1 비율로 넣지 말고 설탕의 50% 정도는 발효가 시작된 뒤 설탕의 양이 줄어들면 미생물이 활동할 수 있도록 중간중간 2~3회에 걸쳐 넣는다.
③ 용기의 선택
발효가 끝나면 재료를 걸러내고 원액만 숙성 용기에 넣어 숙성한다. 발효와 숙성 과정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리병을 쓰는 게 좋다. 또 발효 과정에서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면 터질 수도 있으니 완전히 밀폐된 유리병은 피한다. 재료를 용기에 꽉꽉 채우면 열이 올라서 발효가 빨라지고 효소가 탁해지는 원인이 된다. 재료와 설탕이 용기 안에 70% 채워지는 정도가 좋다.
④ 발효와 숙성
발효는 기온, 습도 같은 환경에 따라 기간이 단축되거나 늘어나기도 한다. 매일매일 지켜보며 발효 상태를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매실 같은 열매는 2개월이면 발효가 완료된다. 그러나 장마 기간이 끼었다면 15일 정도 더 발효시키는 것이 좋다. 잎이나 줄기 재료는 4~6개월의 발효 기간이 필요하다. 이것도 기온에 따라 달라지는데, 부추나 미나리의 경우 봄에서 여름에는 3~4개월, 가을에는 5~6개월 정도 걸린다. 도라지, 더덕, 인삼 같은 뿌리 종류는 7~8개월의 발효 기간이 필요하다. 발효가 끝나면 액을 분리해 반드시 숙성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과일과 꽃은 6개월 이상, 잎ㆍ줄기ㆍ뿌리는 1년 이상이 지나야 먹을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숙성 기간은 2~3년이다.
◆ 진짜 효소 구별법
① 달지 않다
제대로 만든 명품 효소는 먹었을 때 달지 않다. 당도는 30브릭스 미만이어야 한다. 시중에 판매되는 효소 중에는 50브릭스가 넘는 것도 많다. 18브릭스인 포도나 17브릭스인 사과도 당도가 많은 과일로 분류되어 혈당 수치를 높일 수 있으니 과다 섭취를 금하는데, 50브릭스가 넘는 효소라면 설탕물이라 할 수 있다.
② 향과 색이 맑다
잘 만든 효소는 원재료의 색이 맑게 나타나야 한다. 향 또한 원재료가 지닌 특유의 향이 제대로 살아난 것이 좋다. 향과 색뿐만 아니라 농도도 마찬가지다. 원재료의 농도와 같아야 좋은 효소인데 백년초나 알로에 등은 원재료가 끈적이는 성질이라 효소액도 끈적인다.
③ 물에 쉽게 희석된다
물과 섞었을 때 잘 퍼지고 쉽게 녹는다. 그만큼 몸에도 잘 흡수된다.
④ 설탕이 보이지 않는다
효소를 품평할 때 와인 잔에 넣어보는 방법이 있다. 와인 잔에 원액을 ⅓ 정도 붓고 형광등 불빛에 비췄을 때 설탕기가 보이지 않아야 한다.
◆ 여름철 추천 효소 만들기
여름 감기약: 곰보배추
모양은 배추지만 잎이 곰보처럼 오돌토돌하여 이름 지어진 곰보배추. 곰보배추는 천연 항생제라 불릴 정도로 기침, 가래, 천식 등에 효과적이라 냉방병으로 인한 여름철 감기에 좋다. 곰보배추 효소를 2~3번 섭취하면 감기가 뚝 해결되기도 한다. 또 혈액을 맑게 해주는 등 해독 작용이 뛰어나 피부 미용, 중이염 등에도 좋다. 곰보배추는 초봄에 나는 게 가장 좋으며, 이 시기를 지나고 꽃이 피기 전 여름까지 잎과 줄기를 채취해 사용하면 된다.
1. 비율은 1:1이 적당하다. 곰보배추와 황설탕을 각 1kg씩 준비한다.
2. 곰보배추는 깨끗이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줄기와 잎을 2cm 길이로 잘게 썬다.
3. 먼저 설탕 600g을 준비해 일부를 용기 바닥에 1~3cm 두께로 깐다.
4. 용기에 깔고 남은 설탕 중 마지막에 덮어줄 양을 제외한 나머지를 썰어놓은 곰보배추에 넣고 물기가 살짝 돌 정도로 버무린다.
5. 버무린 곰보배추는 용기의 70% 지점까지 채워 넣은 뒤 남은 설탕으로 내용물이 안 보일 정도로 설탕을 덮어 밀봉한다.
6. 발효가 시작되면 설탕이 녹아 점차 사라지는데, 설탕이 30% 정도 남았을 때 나머지 400g의 설탕을 2~3회에 걸쳐 나누어 덮는다.
7. 5~6개월이 지나 효소가 완성되면 원액만 걸러 숙성 용기에 담아 최소 1년 이상 숙성시킨다.
갈증 해소와 기력 보강: 오미자 효소
오미자는 8~9월에 붉은빛을 띠며 익는 열매다. 이 기간이 지나면 말려서 사계절 내내 사용한다. 오미자 효소는 갈증 해소는 물론 식욕을 되살리고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오미자로 효소를 만들 때 생오미자는 색감을 살리기 위해 백설탕을 사용하고, 말린 오미자는 황설탕을 사용한다.
1. 말린 오미자로 효소를 만들 때는 촉매제로 배를 사용한다. 오미자 300g, 배 1.2kg, 황설탕 1.2kg으로 1:4:4 비율로 준비한다.
2. 배는 껍질과 씨를 제거하지 않고 통째로 6~8등분한 뒤 1~2cm 두께로 썬다.
3. 설탕 600g을 따로 남겨놓고 나머지 600g 중 일부를 용기 바닥에 1~3cm 두께로 깐다.
4. 볼에 오미자와 손질한 배를 넣고 설탕 600g 중 마지막에 덮어줄 양을 제외한 설탕을 넣고 버무린다. 이때 배에서 물이 나와 오미자에 설탕이 고루 묻도록 세게 버무린다.
5. 버무린 오미자와 배를 용기의 70% 지점까지 채워 넣고 남겨둔 설탕을 덮은 뒤 밀봉한다.
6. 발효가 시작되면서 설탕이 서서히 녹아드는데, 30% 정도 남았을 때 남겨둔 설탕 600g을 2~3회에 걸쳐 나누어 덮는다.
7. 2~3개월의 발효 기간이 지나면 원액을 걸러내 용기에 담아 6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배앓이 특효약: 매실 효소
해독 작용이 뛰어난 매실은 식중독과 소화불량의 특효약이다. 또 음식물의 부패를 막아준다. 일본에서 도시락의 흰밥 위에 우메보시 하나를 올려 먹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밥이나 음식을 먹고 난 뒤 매실 효소를 물에 타서 마시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
1. 매실과 황설탕의 비율은 1:0.8이 적당하다. 매실 1kg과 황설탕 800g을 준비한다.
2. 용기 바닥에 황설탕을 1~3cm 두께로 깐 뒤 손질한 매실을 담는다. 이때 용기의 70% 지점까지 매실이 담기도록 한다.
3. 황설탕 300g을 남기고 나머지를 매실에 붓는다. 매실과 황설탕이 자연스럽게 섞이도록 하고, 마지막에 매실이 안 보일 정도로 설탕을 덮고 밀봉한다.
4. 남겨둔 황설탕 300g은 발효 과정에서 2~3회 덮어주는 용도로 사용한다.
5. 발효가 시작되면서 병 속의 설탕이 30% 정도 남았을 때 남겨둔 설탕의 반을 위에 소복하게 붓고 밀봉한다.
6. 설탕이 또 녹아 없어지면 나머지 설탕을 마저 붓고 밀봉해 발효시킨다.
7. 발효 기간은 2개월 정도로 매실이 쪼글쪼글해지고 위로 뜬 뒤 다시 가라앉기 시작할 때 액을 걸러낸다.
8. 걸러낸 원액을 병에 담아 6개월 이상 숙성시킨다.
'그래도 볼만한곳 > 일반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회용컵피잔 재활용 (0) | 2015.07.22 |
---|---|
무.부추 생저리기 만들기 (0) | 2015.07.17 |
집안 곰팡이등 청소 살균방법 (0) | 2015.07.16 |
미생물이란???? (0) | 2015.06.14 |
옷접고 빨고 하는 일반상식 (0) | 2015.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