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나라 때의 명의 이시진은 평생 동안 약초를 연구하여 <본초강복>이라는 의학책을
펴냈다. <본초강목>은 중국에서 나는 약초, 약동물, 약광물 등의 효능과 성분 등을 집대성
한 책으로 그 내용이 매우 자세하고 친절하여 후세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이시진이
<본초강목> 원고를 들고 남경에 있는 친구 집으로 가다가 날이 저물어 한 자그마한 주막에
서 묵게 되었다. 잠을 자려는데 안에서 아낙네의 신음소리가 들리므로 주인을 불러 누가 아
픈가 물었다. 주막 주인은 자기 아내가 병이 들었는데 집안 식구가 많아 먹고 살기도 힘들
어서 의사를 부를 형편이 못 된다고 털어 놓앗다.
이시진이 안방에 누워 있는 환자를 살펴보니 환자는 맥이 좀 약할 뿐 이렇다 할 병은 없
었다. 무언가 약을 쓰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한 이시진은 오늘 낮에 먹은 음식이 어떤 것인
지 가져와 보라고 했다. 주인은 며칠 동안 양식이 떨어져 풀뿌리를 캐먹고 산다면서 나물
광주리를 들고 왔다. 이시진이 보니 광주리에 담긴 풀뿌리는 처음 보는 약초였다. 그는 그
풀을 잘라 맛을 보고는 주인에게 돈을 주면서 부인에게 쌀을 사서 밥을 지어 먹이고 그 풀
을 달여 먹이면 병이 곧 나을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이시진이 풀뿌리를 어디서 캐왔는지 물었더니 주인은 명나라 주원장의 아들인 태자의 무
덤 주위에서 캐 왔다고 대답했다. 과연 이튿날 태자 무덤에 가보니 그 풀이 무덤 주변에 양
탄자처럼 널리 퍼져 자라고 있었다. 이시진은 이 약초를 <본초강목>에 넣으려 했지만, 이
약초의 효과가 좋다고 하면 사람들이 몰려들어 태자 무덤 주변을 파헤칠 것을 염려하여 빼
기로 했다. 그 뒤로 이 풀은 태자 무덤 주위에서 자라났다 하여 태자삼이라 불렀다고 한다.
태자삼은 우리말로 들별꽃 또는 개별꽃이라고 부른다. 꽃 모양이 마치 별과 같다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 태자삼은 우리나라 전역의 산속 나무그늘 밑에 흔히 자란다.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10~15센티미터쯤 되고 인삼 뿌리를 닮은 작은 뿌리가 있다. 꽃은 5월에 하얗게 피고
열매는 6~7월에 익는다.
개별꽃은 민간에서 기를 보충하고 위장을 튼튼하게 하며 양기를 좋게 하는 보약으로 더러
쓴다. 병을 앓고 나서 허약한 사람이나 몸이 약한 어린이, 노인들이 먹으면 몸이 튼튼해진다
고 한다. 개별꽃은 인삼과 효력이 비슷한데 인삼을 먹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나타
나지 않는다. 개별꽃은 맛은 달고 약간 쓰며 성질은 평하다. 폐와 위를 튼튼하게 하고 진액
을 늘려 준다. 정신적 피로, 저절로 땀이 나는 증상, 건망증, 불면증, 입맛 없는데, 입 안이
마를 때, 가슴이 두근거릴 때 등에 약으로 쓴다. 가을에 뿌리를 캐서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하루 5~15그램을 물로 달여서 하루 3~4번 복용한다.
개별꽃을 닮은 풀로 덩굴개별꽃, 큰개별꽃, 참개별꽃, 긴개별꽃, 술개별꽃 등이 있는데 모
두 인삼을 닮은 작은 뿌리가 있고 모두 약으로 쓴다. 봄철에 어린순을 나물로 먹으면 태자
삼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 개별꽃이 위암, 폐암 같은 암 치료에 좋은 효과가 있다는 얘기도
있다. 암 치료에 쓸 때는 가을철에 캔 뿌리를 하루 30~50그램씩 진하게 달여 수시로 차처럼
마신다. 여기에 겨우살이, 느릅나무 뿌리껍질 등을 함께 넣어 달이면 효과가 더 크다고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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