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손이 저린 증상이 생기면 '혈액순환이 잘 안되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중년 이후라면 특히 혈액순환에 문제가 심해져 뇌졸중이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염려에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물론 손이 저린 증상은 단순한 긴장이나 심리적 원인부터 뇌졸중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러나 실제 대부분의 손저림 증상의 원인은 혈액순환이 아닌 신경의 문제, 더 자세히는 말초신경장애에서 비롯된다.
↑ [헬스조선]사진-조선일보DB |
세란병원 신경과 김지애 과장은 "우선 말초신경장애와 혈액순환의 문제는 엄연히 다른 의미의 질환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손,발 부위가 저린 증상은 대부분은 말초신경계의 문제에 원인이 있다. 또, 이런 증상은 신경학적 검사와 진단이 필요한 만큼 신경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료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손저림은 목디스크 등 경추부위에 신경줄기가 눌려 생기거나 다른 전신질환에 의해 나타나기도 하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정확한 검사가 우선되어야 한다.
◇손 저릿저릿, 손목신경 눌린 탓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손이 저리고 때로는 전기가 온거 같이 찌릿한 느낌이 드는 원인은 손목에서 각 손가락으로 이어지는 신경에 문제가 대부분이다.
이른 정확히는 손목 터널 증후군(Carpal Tunnel Syndrome)이라고 한다. 손목 터널이란 손목과 손을 연결해주는 부위에 뼈와 인대로 형성된 작은 통로들을 말한다. 이 통로 사이로 많은 힘줄들과 신경이 지나가게 된다. 이 힘줄들과 신경들은 손목을 굽힐 때마다 공간이 좁아지고 압박을 받으면서 자극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손으로 가는 많은 힘줄과 신경과 혈관들이 손목의 좁은 부분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김지애 과장은 "손목터널 증후군은 손목의 반복된 사용으로 염증이 생기거나 근육이 부어 신경을 압박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처음엔 손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없어지고 심하면 통증이 생기고 물건을 집을 수 없거나 주먹을 쥐기조차 힘들어 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손저림증의 가장 큰 특징은 엄지손가락을 중심으로 손바닥에만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한 수면 중에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초기에는 주로 손이 저리거나 아픈 정도에 그치지만 악화되면 엄지손가락에 힘이 없어지면서 엄지와 손목사이의 두툼한 근육이 위축돼 심하면 팔이나 어깨까지 저리기도 한다.
◇주부, 직장인 여성들에게 빈번히 생겨
손목터널 증후군은 여성들에게 더 빈번히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중년 여성의 경우 집안일 등으로 오랫동안 무리해서 손목을 사용하다 보니 손목인대와 힘줄 등에 지속적인 자극이 가해지면서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긴다. 최근의 또 하나의 경향은 사무직 특히 마우스를 많이 사용하는 직장인들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는 것이다. 과도하게 마우스를 사용하거나 잘못된 자세로 IT기기를 장시간 사용하다 보니 손목에 압박이 가해지는 것이다.
초기 가벼운 증상일 경우 더운 물에 20~30분씩 찜질하는 것으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방법이므로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이는 신경전도나 근전도검사 같이 비교적 쉽고 간단한 검사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 역시 초기에는 소염제나 스테로이드 주사 등 보존적 방법을 적용한다. 더불어 생활 속에서 손목에 압박을 주는 습관을 줄이는 것만으로 증상을 호전 시킬 수 있다. 우선은 마우스 사용을 줄이고 손목 돌리기나 털기, 깍지 끼고 앞으로 뻗기 등 작업 전, 후에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주는 것은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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