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쉽게 구할수있는 약초 105. (고수풀)
호유실·빈대풀이라고도 한다. 주로 절에서 많이 재배한다. 높이 30∼60cm이다. 풀 전체에 털이 없고, 줄기는 곧고 가늘며 속이 비어 있고 가지가 약간 갈라진다. 잎에서 빈대 냄새가 나고, 뿌리에 달린 잎은 잎자루가 길지만 위로 올라갈수록 짧아지며 밑부분이 모두 잎집이 된다. 밑부분의 잎은 깃꼴겹잎으로 1~3회 갈라지는데, 갈라진 조각은 넓지만 위로 올라가면서 좁고 길어진다.
꽃은 6∼7월에 가지 끝에서 산형꽃차례로 달리며, 각 꽃차례는 3∼6개의 작은 우산 모양 꽃자루로 갈라져서 10개 정도의 흰 꽃이 달린다. 꽃잎 5개, 수술 5개이며, 씨방은 꽃받침 아래 위치한다. 열매는 둥글고 10개의 능선이 있다.
지중해 동부 연안 원산의 귀화식물로 유럽에서는 소스를 만드는 데 향료로 쓴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호유자라 하여 건위제·고혈압·거담제로 쓴다. 줄기와 잎을 고수강회·고수김치·고수쌈 등으로 먹는다.
≪ 전립선염에 효험 ≫
고수풀은 중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향신료의 하나이다. 중국에서는 향채(香菜)라 하여 거의 모든 음식에 넣어 먹는다.중국을 여행하는 사람들 중에는 이 고수풀의 냄새 때문에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수가 많다.
고수풀은 빈대 냄새가 심하게 나서 처음 먹는 사람은 역겨움을 느낀다. 그러나 습관이 되면 오히려 이것 없이는 음식을 먹지 못하게 된다고 한다. 인도, 태국 같은 데서도 카레나 수프에 향신료로 널리 쓰고 있다잎이 푸를 때는 빈대 냄새가 나지만, 황갈색으로 익은 열매에서는 달콤하고 매혹적인 향기가 난다.
중국에서는 이 씨를 먹으면 불로불사한다는 말이 있다. 한방에서는‘호유실’이라고 하여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화를 잘되게 하며, 기침을 멎게 하고, 입 냄새를 없애며 상처를 치료하는 데 등에 쓴다. 고수를 서양에서는 코리안더(Coriander)라고 부른다.
이 이름은 빈대를 뜻하는 그리스어의 코리스(Koris)와 좋은 향기가 나는 식물 이름인 아니스(anise)를 합친 것으로 잎이나 열매가 어릴 때에는 빈대 냄새가 나지만 익으면 아니스 같은 좋은 향기가 난다는 뜻이다.
고수는 고대 그리스나 로마에서도 가장 널리 쓰인 약초의 하나였다. 히포크라테스도 고수의 씨가 복통이나 현기증 등을 치료하는 데 좋다고 했다. 고수 씨는 탄수화물을 소화하는 효과가 뛰어나므로 고대 로마 때부터 빵이나 과자를 구울 때 함께 넣었다. 또 빻아서 가루를 만들고 그 향기를 마시면 현기증을 치료한다고 하였고 유럽에서는 강장 효과가 뛰어나다 하여 차나 수프로 만들어 환자에게 먹게 하였다.
이집트에서는 3천 년 전부터 고수풀을 시체와 함께 묻는 풍습이 있는데, 이는 고수풀의 강한 냄새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보호하는 부적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고수는 세계에서 가장 흔히 쓰는 향신료의 하나이다. 16 세기에 스페인 정복자들이 고수풀을 남미로 가져갔고, 미국에는 영국 이주민들이 가져갔으며, 오늘날에는 남미, 북미, 동남아, 유럽, 아랍 등의 많은 나라에서 귀중한 향신료로 쓴다. 일본에서도 ‘고엔도로’라 하여 생선이나 고기를 요리할 때 흔히 쓰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빈대 냄새를 싫어하여 먹는 사람이 드물다.
고수풀의 약효에 대해서는 옛 책에 대략 다음과 같이 적혔다. “고수풀 뿌리와 잎은 기미가 맵고 성질은 따뜻하다. 생채로 먹거나 김치를 담가 먹는다. 소화를 잘되게 하고 오장을 편하게 한다. 빈혈을 고치고 대·소장을 이롭게 한다. 배의 기를 통하게 하고 사지의 열을 없애며 두통을 치료한다.씨는 벌레 독, 치질, 고기 중독, 토혈, 하혈 등에 즙을 끓여 차게 먹는다. 또 기름을 짜서 달여 어린이의 두창에 바르면 효과가 있다. 많이 먹으면 건망증이 생긴다.”
고수풀은 전립선염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곧 고수풀과 더덕을 1:1의 비율로 하여 진하게 달여서 마시면 여간해서는 잘 낫지 않는 전립선염이 완화 내지는 낫는다. 3개월 넘게 꾸준히 복용하면 대부분 효과를 본다.
고수풀은 미나리과에 딸린 한해살이풀이다. 키는 40∼60센티미터쯤 자라며 생김새는 미나리를 닮았으나, 미나리보다는 잎이 더 잘고 가느다랗게 찢어져 있다. 여름철에 흰색 또는 분홍색 꽃이 피고 진 뒤에 쌀알보다 큰 지름 3∼5밀리미터쯤의 열매가 달린다. 처음에는 녹색이다가 차츰 황갈색으로 익는다. 열매 속에 씨가 2개 맞붙어 있는데 단단하여 잘 깨어지지 않는다. 우리 나라에서는 중국 음식 재료로 드물게 가꾼다.
(글/ 한국토종약초연구소 회장 최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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