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약이란 질병의 치료와 예방을 위하고 건강을 유지시켜서 무병장수와 연년익수를 위하여 투약되는 약품으로, 한약은 대개 첩약으로 되어있다. 첩약은 대개 여러 가지 천연물의 약재로 구성되어 있고 또한 달여서 복용하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한약은 어떻게 달여야 가장 효과적일까? 한의 약재의 종류는 대체로 식물성의 약재가 주종을 이루나 드물게는 광물성 혹은 동물성의 약재가 있고, 식물성의 약재에서도 약용으로 사용하는 부위가 뿌리, 줄기, 껍질, 속대, 가지, 잎, 꽃, 열매, 씨 등으로 다양하다. 이와 같이 다양한 한약재는 각 약재마다 특유의 약성을 가지고 있고, 추출하여내는 방법에 따라 효과에도 차이가 있다. 이런 연유로 우리 조상들은 옛부터 약의 효과를 보려면 3사람의 정성이 있어야 된다고 전하여 온다. 첫째가 환자를 진찰하고 약을 짓는 사람의 정성이 있어야 하고, 둘째로는 약을 달이는 사람의 정성, 셋째가 약을 먹는 사람의 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전하여 온다. 원래 한약은 첩약의 구성에 따라 약을 달이는 방법이 달라야 하고, 또한 용도와 목적에 따라 달이는 방법이 달라져야 하는 것이 원칙인 바, 한의사의 특별한 지시가 없었다면 대개 아래와 같은 방법을 따라 달이는 것이 효과를 볼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지름길이 된다.
o약탕관
약을 달이는 그릇을 약탕관이라 하는데 대체로 약탕관은 금속으로 만든 그릇은 쓰지 않는다. 제일 좋은 것은 곱돌약탕관이고 그 다음으로 질그릇이 좋다. 또 법랑이나 유리 또는 파이렉스로 된 약탕관은 사용하여도 좋으나 열이 골고루 천천히 전달될 수 있도록 재질이 두꺼운 것이어야 한다.
o약을 달이는 물과 양
약재에 부어 약을 달이는 물은 알칼리성 물질이 섞이지 않은 깨끗한 우물물이 좋으나 여의치 않은 경우에는 수돗물을 정수기 등으로 정제하여 사용한다. 달이는 약물의 양은 약량에 따라 결정되지만 일반적으로 약 1첩에 물 1사발(약 450cc 가량) 정도가 가장 알맞으나 약물이 약 위로 약 3∼4㎝ 정도 올라오게 조정되는 것이 좋다.
o약을 달이는 화력과 시간
약을 달이는 화력은 약액이 끓기 시작하기 전 약 10분까지는 강한 불(100℃)로 달이고, 그 이후로는 약한 불(60∼80℃)로 대략 1∼2시간 달이는 것이 좋다.
o달이는 방법
가장 좋게 약을 달이는 방법은 빈 약탕관에 먼저 물을 넣고 끓인 후 달인 1일분의 약재를 넣고 약 2시간 가량 담궈 놓은 후에 그 다음 달이기 시작하거나, 또는 약탕관에 약을 넣고 화력을 가하기 전에 끓는 물을 부어 2시간 가량 방치하여 놓아 둔 후에 뜨거운 물이 약에 충분히 침투되게 한 다음 달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약을 달일 때 개개 약재의 성질에 따라 함께 달여야 할 약이 있고 끓은 후에 넣는 약재나 혹은 따로 달여야 하는 경우의 약재가 있을 수 있다. 달일 때 처음에는 센 불로 달여 끓기 시작한 후 약 10분 정도가 되면 탕액을 따라낸다. 다시 물을 부어 약한 불로 약 2시간 정도 달여 약 찌꺼기가 물 위로 드러나는 정도가 되면 삼베보자기 등으로 가볍게 걸러낸다. 이렇게 달인 두 약액을 섞어 세 번에 나누어 분복하는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다. 이렇게 하면 휘발성 약은 처음 달일 때 달여지고 또 오래 달여야 우러나는 약질은 두 번째 달일 때 다 우러나 약의 성분이 완전히 추출될 수 있다. 그러나 번거로우면 센 불로 달이다가 약한 불로 계속하기를 약 2시간 정도 달여 약 찌꺼기가 물 위로 드러나면 삼베보자기 등으로 가볍게 걸러내어 복용하기도 한다. 대체로 광물성 약재는 오래 달여야 하고 동물성 약재는 그 다음으로 오래 달이며, 식물성 약재는 또 그 다음으로 달여야 한다. 또 식물성 약재에서도 꽃이나 잎을 비롯한 방향성(휘발성)의 성분이 많은 약재인 박하, 곽향, 소엽, 하고초, 형개, 패란과 같은 약재는 짧은 시간에 달여야 하지만 육종용, 숙지황, 부자, 황정 등은 오래 달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질병치료에 투약하는 처방된 약물들이 각각 같은 성질의 약재로만 구성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성질의 약재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즉 오래 달여야 할 약재와 짧은 시간 달여야 할 약재가 혼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느 한 가지 약재의 성질에 맞춰 약을 달여서는 안되고, 처방에 포함된 모든 약재의 성질을 충족시켜 주고 치료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을 따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