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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 식도염 예방법

내하늘 2012. 11. 26.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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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고모 씨(43)는 최근 가슴이 자꾸 쓰리다. 증상은 목이나 귀까지 올라온다. 밤에 잠을 자다가도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어 벌떡 일어나 물을 마셔야 할 정도다. 낮에도 신물이 넘어온다.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가 역류성 식도염이라 했다.

고 씨는 고기와 술을 즐겨 먹는다. 햄버거로 점심을 자주 때우기도 했다. 기름진 식습관이 증세를 더 악화시켰단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2006년 146만 명에서 2010년 286만 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연평균 18.3%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인구 10만 명당 환자도 2006년 3082명에서 2010년 5852명으로 늘었다. 역류성 식도염은 왜 이렇게 증가할까.

○ 서구 식습관, 비만이 원인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과 위의 내용물이 식도를 타고 올라와 생기는 병이다. 식도 곳곳에 궤양과 염증이 나타난다. 이 질환은 식도 괄약근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할 때 일어난다.

위와 식도 사이의 식도 괄약근은 밥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만 열린다. 일종의 문 역할을 한다.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시도 때도 없이 열린다. 위의 내용물과 산도가 높은 위산이 거꾸로 올라간다.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만성적인 역류 현상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위산이 식도를 자극해 염증을 만든다.

식도 괄약근이 이상 증세를 보이는 이유는 불규칙한 식습관, 과음, 과로, 과식, 야식, 소화불량 등 다양하다. 특히 서구화된 식습관이 식도 괄약근의 이상 증세를 키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성은 폐경 이후 식도 괄약근이 약해지기도 한다.

가장 흔한 증상은 가슴 쓰림이다. 가슴뼈 뒤쪽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심각하다. 증상에 따라 가슴이 뜨겁거나 아플 수도 있다. 속이 더부룩할 때도 있다. 이 밖에 신트림, 목에 이물질이 걸린 듯한 느낌, 목 쓰림, 속 쓰림, 목소리 변화 같은 증세도 나타난다. 후두염, 만성기침을 보이기도 한다.

○ 약물 치료는 근본적인 해결책 아니다

식도염 검사는 위내시경으로 한다. 위식도 역류 질환의 50%는 내시경으로 관찰된다. 여기에서도 진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식도 산도 검사를 실시한다. 식도 아래에 산도를 측정하는 작은 기계를 삽입해 24시간 동안 식도의 산도를 검사한다. 산도에 이상이 발생하면 위산 역류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식도염으로 판명됐다면 적절한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먼저 위산분비 억제제를 복용해 위산이 덜 나오도록 할 수 있다. 증상에 따라서 4∼8주 정도 사용한다. 대체로 환자의 80∼95%에서 증상이 호전되는 효과를 보인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돼도 1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이 50∼80%로 높다.

약물 치료는 병의 근본 원인을 없애는 방법이 아니다. 약물도 증상이 생길 때만 복용하는 게 좋다. 재발 위험을 줄이려면 약물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 술, 커피, 기름진 음식 피해야

무엇보다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과식을 피하고 식도 괄약근의 힘을 약하게 하는 커피, 초콜릿, 술은 피해야 한다. 급하게 먹는 식습관도 좋지 않다. 기름진 음식은 위에 오래 머무르니까 역류할 가능성이 크다. 탄산음료도 가급적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포도, 딸기, 오렌지와 같이 신맛을 내는 주스는 마시지 않는 편이 좋다.

비만은 배에 압력을 높여 역류를 유발할 수 있다. 체중을 줄이고 조이는 옷을 피한다. 코르셋이나 복대를 착용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복압을 증가시키는 동작이나 운동도 가급적 하지 않는다. 대변을 볼 때 지나치게 힘을 주는 것도 배에 과도하게 압력을 높일 수 있다. 윗몸일으키기, 역도 같은 운동은 약물치료 기간에는 절대 피해야 한다. 달리기도 가슴 쓰림을 악화시키므로 치료 중에는 삼가는 편이 좋다. 다만 헬스장에서 타는 자전거 운동은 부담스럽지 않아서 해도 된다.

○ 오래 방치하면 합병증 생겨


식도염을 오래 방치하면 식도궤양, 식도협착증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식도협착증은 식도염이 오래 지속돼서 굳은살이 쌓이고 식도가 좁아지는 현상이다. 음식을 삼킬 때 불편하거나 아프다.

식도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서구에서는 역류가 심한 경우가 많아 식도암 발생률이 높지만 국내에선 아직까지 이런 식도암은 드문 편이다.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식도염이 오래 계속될 때는 식도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